인터폴 은색 수배: 신종 국제 자산 추적 시스템의 모든 것
최근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이 한국인 투자사기 조직 총책에 대해 국내 최초로 ‘은색 수배서(Silver Notice)’를 발부하면서, 은색 수배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존의 적색(Red), 청색(Blue), 녹색(Green) 등 인물 중심의 수배와 달리, 은색 수배는 범죄수익과 자산 추적에 특화된 신종 국제 공조 시스템입니다. 이 글에서는 은색 수배의 개념, 도입 배경, 기존 수배서와의 차이, 실제 적용 사례, 그리고 향후 전망까지 자세히 안내합니다.
은색 수배란 무엇인가?
은색 수배는 인터폴이 2025년부터 시범 운영 중인 새로운 형태의 국제 수배서로, 범죄로 얻은 수익과 자산을 추적·동결·환수하기 위해 고안됐습니다. 기존 수배서들이 범죄자의 체포, 소재 확인, 범죄 정보 공유에 집중했다면, 은색 수배는 부동산, 차량, 암호화폐, 미술품, 골동품 등 다양한 형태로 해외에 은닉된 범죄수익 자산을 찾아내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이는 최근 초국경 범죄와 자산 은닉 수법이 점점 더 지능화·다양화되는 현실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새로운 전략입니다.
도입 배경과 목적
글로벌 자금세탁, 투자사기, 부패, 조직범죄 등은 국경을 넘나들며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범죄자들은 범죄수익을 현금뿐 아니라 부동산, 가상자산, 미술품 등 다양한 형태로 해외에 숨기고, 기존의 적색 수배 등 인물 중심의 국제 공조만으로는 실질적인 피해 회복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2015년 제84차 인터폴 총회에서 은색 수배서 도입이 의결됐고, 2025년 1월부터 11월까지 전 세계 53개국이 시범 운영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기존 수배서와의 차이점
- 적색 수배서(Red Notice): 범죄자의 체포 및 신병 인도를 목적으로 발부
- 청색 수배서(Blue Notice): 인물의 소재 확인, 신원 파악, 정보 수집 목적
- 녹색 수배서(Green Notice): 잠재적 위험 인물에 대한 범죄 정보 공유
- 은색 수배서(Silver Notice): 범죄수익과 자산의 추적·동결·환수에 특화
즉, 은색 수배는 인물이 아니라 ‘자산’에 초점을 둔 최초의 국제 수배서로, 범죄수익의 흐름을 차단하고 피해자에게 실질적인 회복 기회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실제 적용 사례: 한국의 첫 은색 수배
2025년 6월, 인터폴은 한국 경찰청과 협력해 14억 원대 투자사기 사건의 총책 2명에 대해 국내 최초로 은색 수배서를 발부했습니다. 이들은 주식투자 리딩 사기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손실금 회복과 비상장 주식 투자 수익을 약속하며 83명에게서 거액을 가로챈 뒤 해외로 도주했습니다. 경찰은 범죄수익 환수와 피해 회복이 중요한 사건임을 감안해 은색 수배서 신청 대상으로 선정했으며, 인터폴을 통해 해외에 은닉된 자산 추적에 나섰습니다.
은색 수배의 운영 방식
- 자산 위치 및 정보 공유: 회원국 간 부동산, 금융계좌, 가상자산 등 범죄수익 자산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
- 동결 및 환수 지원: 각국 법률에 따라 자산 동결·압류·환수 등 후속 조치 가능
- 비공개 운영: 시범 운영 기간 중에는 수사 기밀 유지를 위해 은색 수배서 내용이 공개되지 않음
- 국제 공조 강화: 회원국 간 실시간 정보 교환, 범죄수익 흐름 차단, 피해 회복 지원
향후 전망과 의미
은색 수배는 ‘범죄와의 전쟁’에서 “돈의 흐름을 차단하라”는 원칙을 국제적으로 실현하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암호화폐 등 신종 자산 은닉 수법이 늘어나면서, 국제사회는 인물 체포에만 머물지 않고 범죄수익 자체를 추적·환수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한국 경찰 역시 이번 첫 은색 수배서 발부를 계기로 인터폴 및 각국과의 공조를 강화해, 피해자 실질적 피해 회복과 범죄 조직의 재정기반 차단에 앞장선다는 계획입니다.
결론
인터폴 은색 수배는 초국경 범죄와 자산 은닉에 대응하는 국제사회의 최신 전략입니다. 인물 중심의 기존 수배서와 달리, 자산 추적과 환수에 특화돼 실질적인 범죄 피해 회복과 범죄 조직의 재정기반 붕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앞으로 은색 수배의 활용이 확대될수록, 글로벌 금융 범죄 대응과 피해자 보호에 있어 한층 더 강력한 국제 공조 체계가 구축될 전망입니다.